市, 적설량 무관하게 車로 제설제·천일염 뿌려대
도로파손·차량부식 치명적…교통사고 노출 우려

▲ 충북 청주시 한 도로에 전날 시가 과도하게 살포한 제설제가 남아있다.

[충청일보 진재석 기자] 충북 청주시가 과다하게 제설용 염화칼슘을 살포하면서 시민들이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도로 위에 남아있는 염화칼슘으로 인해 차량이 부식할 수 있고, 도로가 파손돼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우려에서다.

5일 청주시에 따르면 전날 내린 눈으로 인한 빙판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제설제 살포기 등 장비 27대와 인력 49명을 동원해 염화칼슘 39t과 천일염 326t 등을 살포했다.

그러나 청주시의 제설작업은 제설량에 관계없이 차량을 이용한 제설작업으로, 이번작업에 천일염과 염화칼슘을 과다하게 살포해 도로파손과 차량부식에 치명적이라는 지적이다.

염화칼슘은 주변의 습기를 흡수하며 녹을 때 열이 발생시킨다.

눈 위에 염화칼슘을 뿌리면 습기를 빨아들여 눈이 녹고, 또 염화칼슘이 녹으면서 발생한 열이 눈을 한 번 더 녹이게 돼 제설작업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염화칼슘에 포함된 염소 성분은 아스팔트나 인도의 시멘트를 부식시키는 문제점이 있다. 또 도로 위의 각종 철제 구조물이나 자동차 하부에 염화칼슘이 눈과 함께 달라붙으면 녹이 쉽게 스는 등 차량은 물론 도로 내구성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시민들은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시의 과다한 제설작업에 부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A씨(54)는 "시가 이번 적설량과 관계없이 너무 과다하게 제설제 살포해 도로 곳곳에 천일염과 염화칼슘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차량부식과 싱크홀은 청주시민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무차별 노출되는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 B씨(48)는 "제설을 위해 도로에 뿌려놓은 염화 칼슘이 미세먼지와 함께 흩날려 운전에 방해가 됐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온 국민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량 부식 등 골칫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지적에 청주시는 시민들의 빙판길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한 조치였다고 설명하면서도 각 구청별로 제설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고 전했다.

각 구별 작업 통일화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불편해하는 시민의견을 적극 수렴해 제설작업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빙판길 사고를 막기위해 전날 각 구청이 제설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과다하게 살포한 구역들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민들이 불편해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설 작업자들 교육과 함께 통일성 있는 작업 메뉴얼화 등 불편해하는 부분에 대해선 시민의견을 적극 반영해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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