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악수 등 직접 접촉 꺼려 … 대체 방법 고심
사무소 개소식 취소도 … 신인들'마스크'딜레마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4·15 총선을 70여 일 앞두고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 예비후보자들의 선거 운동 양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비후보들은 선거 사무소 개소식을 취소·연기하거나 선거 운동을 할 때 악수를 대신할 방법 등을 고심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청주 서원 예비후보는 다음 달 초로 예정됐던 선거 사무소 개소식을 취소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예비후보는 "서원구 산남동에 선거사무소를 마련하고 2월 초순 개소식을 열 계획이었으나 논의 끝에 취소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여당 후보로서 우한 폐렴의 지역사회 전파 예방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선거 사무소 개소식은 예비후보자가 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행사다. 지지자와 지인들을 대거 초청해 세를 과시하는 등 중요한 홍보 방법으로 활용되는데 이를 포기한 것이다. 

선거 운동 방식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유권자들 사이에서 악수를 청하거나 명함을 건네는 후보들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 지역 예비후보자들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 악수를 청하거나 명함을 건네는 것을 피하는 유권자가 크게 늘었다. 

충북에선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예비후보들이 여러 사람과 접촉한다는 것을 감안해 가까이 다가서는 걸 꺼리기 시작한 것이다. 

예비후보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는 상황이다. 

한 예비후보는 "우한 폐렴 우려가 커지면서 이전보다 명함 받기를 꺼리는 분들이 10~20% 더 늘어난 것 같다"며 "선거 운동을 하는 입장에서는 마스크를 쓰기도 쓰지 않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름을 알리는 데 명함을 주면서 악수라도 한 번 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가 더 확산하거나 충북에서 확진자가 나올 경우 현장 선거 운동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어 고민이 깊어진다. 

신인급 예비후보들은 더욱 걱정이다. 

사태가 악화하거나 장기화할 경우 민심이 우판 폐렴으로 옮겨가면 이름 알리기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 예비후보는 "경선을 앞두고 이름을 알리기 위해선 일분일초가 아까운데, 상황이 오래갈까 걱정이 앞선다"며 "악수나 명함 배부 등 직·간접적 접촉은 피하고, 손팻말을 활용하거나 SNS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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