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4·15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도움을 위한 전문가 영입이 아닌 관심 끌기용 인재 영입은 지양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최지은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를 9번째 인재로 영입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위해 그동안 최혜영 강동대 교수, 청년 직장인 원종건씨,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소병철 전 고검장, 청년 소방관 오영환씨, 로스토리 홍정민 대표,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이소영 사단법인 기후솔루션 부대표를 영입해 왔다.

자유한국당도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탈북 인권운동가 지성호씨와 체육계 미투 1호로 알려진 전 테니스선수 김은희씨 등 2명을 영입했다. 앞으로 20여 명의 외부 인재를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두 정당이 지금까지 영입한 인재들을 살펴보면 대단한 학력과 경력을 가진 인물들이다.

서울대 출신, 사법고시 패스 등 범인들이 쉽사리 접하기 힘든 과거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인재 영입은 정치권에서 자신들의 부족한 분야를 채우기 위해 진행해야 한다. 정당 활동에 필요는 하지만 그동안 확보하지 못했던 분야의 전문가를 데려와 당의 혁신을 꾀하고자 하는 이유가 가장 커야 한다.

하지만 두 정당이 영입 인재를 소개하며 내세우는 것은 전문성보다 스토리다.

역경을 이겨냈거나 소외됐던 계층, 인권과 사회 운동에 앞장섰던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여러 사회 계층과 영역 별로 고르게 배분하려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휴먼·감동 스토리의 주인공들이 현재까지 압도적으로 많이 보인다.

발레리나 출신 장애인. 육아휴직 후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사법시험을 치러 합격한 인물. 소년 시절 시각장애인 어머니와의 이야기로 방송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20대 청년. 소방관의 애환을 담은 책을 펴낸 전직 소방관. 사막 탐험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뛰어든 40대. 탈북 북한 인권운동가 등이다.

이들은 각 분야의 전문성도 충분히 검증된 인물들이지만 가끔 '정말 이 사람이 우리나라 정치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때도 있다.

영입 인재의 전문성을 정치와 연결시키기 어렵거나 연관 범위가 적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그렇다.

각 당의 인재 영입은 총선 패배가 아니라 승리를 위한 큰 그림의 일부다. 외부에서 왈가왈부할 수 없는 일이다. 각 당의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패를 뽑은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재 영입의 가장 큰 이유는 정당 활동을 위해 필요하지만 부족했던 분야, 즉 많은 국민들이 요구하지만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적은 분야의 전문가를 충원하는 것이다.

정치는 정당들이 아니라 국민들을 위한 행위가 돼야 한다. 때문에 단순히 인기 또는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경쟁이 아니다.

인재 영입은 정당들의 '프로듀스 101'이 아니다. 국민들에게 필요한 인재는 화려한 경력의 인기인이 아니다. 영입 발표가 인기를 끌지 못하더라도, 관심을 크게 못 받을 지라도 정치권에서 자신을 대변해 줄 그런 인물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