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12월 셋째 주

▲ 충청일보 1969년 12월 20일자 1면.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1969년 12월 셋째 주에는 당시 사회상을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기사들이 다수 눈에 띈다. 지금은 생소한 단어인 '고정간첩'·'월급봉투' 등이 등장하고 경기가 어려운 지금과 마찬가지로 연말 분위기는 그리 밝지가 못했다.
 

△1969년 12월 16일

이날의 1면 머리는 지난 주에 일어났던 KAL기 납북 관련 기사인 '眞犯(진범)은 固定間諜(고정간첩)'이다.

'崔(최)두열 治安局長(치안국장)은 15日(일) 상오 10시 記者會見(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1日(일)에 發生(발생)한 「칼」 여객기 납북사건의 범인은 고정간첩인 승객 채헌덕(39)과 조창희(42) 그리고 부조종사인 최석만(38) 등 일당 3명이라고 發表(발표)했다'는 내용이다.

'崔局長(최국장)은 이날 「칼기」 납북사건의 수사정보를 발표하면서 강릉에서 병원을 경영해 온 「채」는 고정간첩으로써 「趙」를 하수인으로 포섭했으며 航空機(항공기) 납치를 목적으로 극비리에 서울에 있는 조종사 「최」를 포섭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음이 지난 5日(일)간의 수사 결과 판명되었다고 말했다'는 설명이다.

3면 머리는 충북도와 관련된 '時急(시급)한 路幅擴張(노폭확장)' 제하의 기사다.

'忠北(충북)도는 淸州(청주)시 서문교부터 淸原(청원)군 江內(강내)면 江村(강촌)리 「인터체인지」까지 10㎞를 현재 7「미터」내지 10「미터」에서 20「미터」로 연차적으로 확장할 계획을 수립 1차로 「인터체인지」에서 淸州(청주) 쪽으로 1천2백「미터」를 11월 30일 착공했다'는 내용이다.

이유는 '고속도로의 개통과 더불어 淸州(청주)에서 고속도로까지의 노폭이 좁아 고속버스의 통행은 물론 각종 차량의 통행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교통사고의 원인을 내포하고 있어 충북도민이 절실히 필요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이다.


△1969년 12월 17일

'豫決委綜合審着手(예결위종합심착수)' 제하의 기사가 머리에 올라있다.

내용은 '國會(국회)는 16日(일) 4천3백43억원 규모의 새해 豫算案(예산안)에 대한 豫算決算委員會(예산결산위원회) 綜合審査(종합심사)에 들어갔다'이다.

3면 머리는 '엉망인 駐車場施設(주차장시설)' 제하의 기사다.

부제가 '비만 오면 步道(보도)까지 진수령'이며 '淸州市(청주시)내 대부분의 주차장은 비나 눈이 내리면 주차장은 물론 인접도로까지 흙탕물이 흘러내리고 있으나 당국은 소관을 전가하는가 하면 시설기준법에 명시되지 않아 강력한 행정력을 발휘치 못하고 있다고 변명 도민복리증진에 전력을 기우려야 할 행정당국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라는 내용이다.

3면에서 눈길을 끄는 주요 기사는 '白晝(백주)에 俸給(봉급) 날치기'다.

'15일 오후 2시쯤 12월분 봉급 13만5천원을 수령해가지고 가던 淸原(청원)군 玉山(옥산)면 호죽국민학교 朴相浩(박상호) (32)교사가 淸州(청주)시 서문동 소재 서문시장 안에 들어가 돈가방을 뒤에 놓고 장갑을 사고 있는 순간 이 돈가방을 들고 달아났다. 이날 朴(박) 교사는 청원군교육청에서 동교 교사 7인분의 봉급을 수령 가방 속에 넣어가지고 가다가 날치기를 당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시는 지금처럼 계좌 이체를 하지 않고 봉투에 월급을 넣어 지급했다.


△1969년 12월 20일

1면 머리는 '오늘 豫算案(예산안) 國會上程(국회상정)'이다.

'與黨(여당)단독國會(국회)는 19日(일) 새해 豫算案(예산안)에 대한 豫決委員會(예결위원회)의 종합심사를 끝내고 20日(일) 本會議(본회의)를 열어 물품세법개정안 등 10個(개) 세법안과 豫算案(예산안) 부수 10個(개) 法案(법안)을 通過(통과)시킨다'는 내용이다.

3면 머리는 지금의 분위기와 거의 유사한 '한산한 年末景氣(연말경기)' 제하의 기사다.

'닥아오는 「크리스마스」와 연말경기를 타고 약삭빠른 상인들이 상점마다 풍성하게 진열해놓은 상품들은 연말자금사정이 크게 궁핍 「세러리멘」들이나 일반 서민층 고객들에겐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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