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이필용 전 음성군수
재선 경대수에 경선 도전장
民 임해종 지역위원장
임호선 차장 경선 가능성

[음성=충청일보 김록현기자] 재선의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과 임해종 더불어민주당 당협위원장의 재대결 구도를 보이던 충북 음성·진천·증평 선거구가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4개월 여 앞두고 요동치고 있다. <관련기사 8면>

이필용 전 음성군수가 출마를 공식 선언, 경 의원에게 한국당 경선 도전장을 내고 민주당에서는 임호선 경찰청 차장의 '차출론'에 점차 무게가 실리면서다.

이 전 군수는 12일 음성군청에서 기자 회견을 열어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군수는 "경제난과 극심한 사회 분열로 국민의 삶이 고단하다"며 "정치를 바꾸고 사람을 바꿔야 할 때"라며 "정파의 이익보다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재선의 충북도의원을 지낸 뒤 2010년과 2014년 당시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 음성군수에 당선됐으나 지난 해 3선 도전에서 민주당 조병옥 군수에게 패해 야인이 됐다.

그의 출마 선언으로 한국당은 경 의원과 이 전 군수가 공천 경쟁을 벌이는 양자 구도가 형성됐다.

제주지검장과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을 지낸 뒤 2009년 한나라당에 입당, 정계에 입문해 내리 2번 지역구에서 당선된 경 의원은 소방복합치유센터 유치 등 굵직한 지역 현안을 챙기며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게다가 재선의 현역 의원 프리미엄도 안고 있다.

이 전 군수는 그러나 경 의원과의 공천 경쟁을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자신한다.

자신은 도의원과 음성군수를 지내면서 탄탄한 조직 기반을 갖춘 반면 경 의원은 '외지인'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꼽는다.

경 의원의 고향은 괴산이다. 19대 총선 때는 괴산·음성·진천·증평이 한 지역구였지만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 때 괴산이 진천·음성·증평 지역구에서 분리돼 보은·옥천·영동으로 합쳐지면서 지금의 지역구에는 연고가 없다. 이 전 군수는 경 의원의 이 점을 파고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민주당에서는 임 지역위원장과 임 차장의 공천 경쟁 가능성이 거론된다.

오는 17일 총선 예비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가운데 임 차장이 경찰 고위직 인사를 앞두고 최근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명예퇴직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임 차장 지인들은 그가 이미 총선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고 있다.

진천군 초평면 출신이며 증평중학교와 청주 충북고를 졸업한 임 차장은 경찰대 2기 출신으로, 진천경찰서장·충주경찰서장을 지냈다.

지금도 초평에 있는 집에 주말마다 내려와 머무는 그는 현 정부 들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경찰청을 대표해 출석하고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경찰 개혁 과제를 진두지휘, 경찰 내 대표적 기획통으로 꼽힌다.

그가 등판하면 민주당 역시 경선을 통해 후보를 가려야 한다.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을 지낸 임 지역위원장은 비록 20대 총선에서 경 의원에게 패했지만 2014년 정계에 입문한 뒤 6년째 이 지역구를 다지면서 정치 기반을 탄탄히 구축했다.

조직력에서 뒤지는 임 차장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벽인 셈이다.

그러나 정치 변화를 요구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총선 승리를 위해 젊은 피를 수혈해야 한다는 당 내 정서가 엄존하고 있어 그가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면 결과를 예단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경 의원과 임 차장이 나란히 공천을 받아내게 되면 충북에서는 처음 '검경 대결' 구도가 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맞대결 실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수사권 조정을 놓고 검찰과 경찰이 치열하게 대립하는 상황이어서 이들이 맞붙는다면 내년 총선에서 충북 최고의 빅 매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증평과 진천에 연고가 있는 임호선 차장이 민주당 공천을 받고, 한국당 경대수 의원이 맞상대로 결정되면 충북 최초의 검경 출신 대결이라는 점에서 내년 총선 충북의 흥행 빅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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