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등 전국 역서 출발편 매진
충북 시멘트 공장들 운송 차질
노조-한국철도 협상 여부 관심

[충청일보 진재석기자] 전국철도노조 파업 닷새째인 24일 KTX·새마을호 등 열차 운행이 절반 이상 줄면서 시민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세종역과 대전역 등 전국 주요 기차역은 출발 표가 거의 매진돼 이른 아침부터 열차표를 구하려는 이용객들로 붐볐다.

특히 휴일을 맞아 나들이객과 함께 주요 대학 논술고사와 면접시험을 보기 위해 이동하는 수험생들이 몰려 불편이 가중됐다.

화물 열차 운행 횟수도 줄어 제천과 단양 등 충북 북부지역 시멘트 공장과 경기 의왕컨테이너기지 등에서도 운송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철도노조와 한국철도(코레일)는 노사 양측은 지난 23일 오후 7시부터 밤샘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24일까지 이어진 교섭을 통해 협상 타결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업이 종결될지 주목된다.

이날 오전 오송역 KTX 출발 편이 대부분 매진되며 이른 아침부터 열차표를 구하려는 이용객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표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며 고속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해 발길을 돌렸다.

이날 서울로 교육육을 받으러 간다는 김모씨(23·여)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오전 8시 이후 표가 거의 매진돼 일단 역으로 왔지만 표를 못 구했다"며 "고속버스 등을 타고 가야 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대전역도 이른 시간부터 줄어든 매표 창구마다 10여 명씩 길게 줄을 서는 등 승객 불편이 이어졌다.

코레일 애플리케이션을 열어 취소되는 표가 없는지 확인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역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씨(20)는 "오늘은 '코레일톡'으로 쉽게 열차표를 구했지만, 지난 금요일 천안 본가에 갈 때는 표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며 "열차 지연 시간이 길고, 운행 지연이나 취소를 안내하는 방송이 자주 나와 파업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제천과 단양 등 충북 북부 시멘트 공장에서는 물류 운송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코레일 충북본부에 따르면 평소 이들 지역 시멘트 공장의 철도 운송 비율이 33%에 이르는데 파업으로 시멘트 운송에 필요한 열차가 평시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시멘트 업체들은 수도권 철도기지창에 마련된 저장소(silo)에 최대한 재고를 비축하고 있다.

수도권 물류 허브인 경기 의왕컨테이너기지(의왕ICD) 화물 운송량도 평소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의왕ICD는 하루 평균 1천200TEU(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가량을 수송한다.

의왕ICD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파업 여파로 평일과 같은 양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철도에 따르면 이날 전체 열차는 평시의 74.9%만 운행한다.

KTX는 평소 327대에서 223대로 줄어 68.9%, 새마을호는 74대에서 44대로 감소한 58.3%, 무궁화호는 283대에서 177대로 줄어 62.5%만 운행한다.

화물열차도 평소 118대에서 51대로 줄어 운행률이 31.0%에 머물게 된다.

철도노조는 전날부터 한국철도와 밤샘 집중 교섭을 하며 협상 타결을 시도하고 있다.

노사 쟁점인 4조 2교대제 도입을 위한 인력충원 등 임금교섭과 특별 단체교섭에서 합의가 이뤄져 파업이 종결될지 주목된다.

노사는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며 내세운 △4조 2교대 내년 시행을 위한 인력 4000명 충원 △총인건비 정상화(임금 4% 인상)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처우 개선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통합, 특히 SRT 운영사인 SR과의 연내 통합 등 4가지 요구 조건을 두고 이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오늘 중 협상 타결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노사 양 측은 이날 오후 4시쯤 서울시 용산구 서울역 인근 코레일 서울본부에서 실무교섭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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