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표 "소재·부품·장비 강화해 日서 자립"
KTX 세종역 질문엔 묵묵부답 …기존 입장 유지
이시종 지사 "시스템 반도체 메카 조성 도와달라"

▲ 충북 청주 네패스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충북 청주의 반도체 업체인 '네패스'를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경제·민생 행보 강화 차원으로, 민주당은 이날부터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를 차례로 방문해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반도체 업계의 애로를 청취하고,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완전한 자립화를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우리 산업 분야가 깜짝 놀라 대응책을 강구하고 당도 특위와 당정협의로 대응했는데, 현재로서는 대응을 잘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특히 불산의 경우 거의 자체 자립을 했고, 나머지도 일본이 우리 외에는 판로가 없어 (한국에) 수출을 해야 해 어느 정도 큰 위기는 극복했지만, 일본 의존도를 줄이고 자립도를 높이려면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많이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한 번 건너야 할 강이라면 이번에 자립하는 기조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메모리 분야의 경우 세계 1위로 점유율이 압도적이지만 비메모리 분야는 점유율 5%로 이제 시작하는 단계로, 비메모리 분야에 역점을 두면 좋은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부가가치가 훨씬 더 높고 전망이 좋다"고 역설했다.

회의에 참석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네패스 이병구 회장은 "수출을 선도하는 반도체 산업 중에서도 눈부신 미래 먹거리가 될 시스템 반도체 산업 육성과 관련한 정책을 실행해달라"고 말했다.

김철영 벤처기업협회 수석부회장은 "기업인들은 정부와 국회가 조금만 관심을 보여주면 감동하고 용기를 얻는다"며 "조금만 도와주면 목숨 걸고 앞으로 나간다. 국가의 미래는 기업인들이 큰 축이 되어 떠받치겠다"고 강조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도 "충북은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분야로 '사생결단'하려고 한다"며 "시스템 반도체 설계 지원센터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 충북이 시스템 반도체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날 이 대표는 KTX세종역 신설과 관련해선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 때나 일정을 마치고 현장을 떠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도 마찬가지였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태도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해 10월 충북도청에서 열린 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충북만 반대하지 다른 지역은 (세종역 신설을)모두 찬성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이날 세종시 국회의원이 아닌 당 대표로 회의에 참석한 것이기 때문에 세종역 관련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TX 세종역 신설 논란은 이춘희 세종시장과 세종이 지역구인 이해찬 대표가 2014년 지방선거와 2016년 총선에서 공약으로 채택한 후 불거졌다.

지난 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낙연 국무총리 등이 잇따라 불가 의사를 밝히면서 마침표를 찍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세종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 등 일부 의원이 세종역 신설 추진을 언급하면서 다시 불을 지폈다.

이춘희 시장은 지난 달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KTX 세종역 설치는 필요하니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충북에서는 자유한국당과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 운동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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