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기준 누적 69만9082명
2011년 개장 이래 '최소 수치'
볼거리·마케팅 전문성 등 부족
교통 혼잡·바가지 요금도 원인

▲ 등잔봉에서 바라본 산막이옛길

[괴산=충청일보 곽승영기자] 우리나라 둘레길을 대표하는 충북 괴산 '산막이 옛길'을 찾는 관광객 수가 감소 추세로 돌아서면서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괴산군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 올해 괴산 산막이 옛길을 찾은 누적 방문객 수는 69만908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해 같은 기간 123만7766명보다 44%인 53만8684명이 줄었다.

이는 2011년 개장 이래 최소 방문객이다.

산막이 옛길은 길을 따라 펼쳐지는 산과 물, 숲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이 전국적으로 입 소문을 타며 주말에는 1일 1만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그러나 최근 방문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그동안 산막이 옛길이 충북을 대표하는 관광지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다양한 볼거리와 관광지 관리 및 마케팅의 전문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또 인근 지자체의 색다른 볼거리와 체험형 시설들이 들어오면서 관람객이 분산됐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과잉 관광에 따른 교통 혼잡 등의 부작용으로 관광객 만족도가 떨어지고 인근 상인들과 운영체의 갈등이 생기며 방문객들에게 불편을 주는 점도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식당이나 숙박시설 등이 바가지 요금으로 손님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도 괴산을 기피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괴산군은 관광객 감소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지속 가능 관광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괴산관광을 55% 이상 견인했던 산막이 옛길을 뛰어넘는 고품격 관광 콘텐츠 개발에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군은 장기 발전 계획인 '괴산미래비전 2040'을 수립하고 △관광지 관리 및 관광 마케팅 전문화 △다양한 문화관광자원 발굴 및 육성 △문화예술 육성및 관광콘텐츠화 촉진 △무장애 관광환경 조성 및 확산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명품 관광자원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체류형 여가문화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접근성 개선 및 주거시설 확충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 발굴 및 육성 △방문객 정주환경 및 편의시설 확충으로 괴산을 찾는 관광객들의 눈높이에 역점을 둬 관광자원 개발에 앞장선다.

우수한 자연 생태환경을 보유하고 있는 군은 △유기농 힐링테마 관광복합타운 조성 △생태 및 힐링 테마 축제 개발 및 활성화를 통해 관광자원을 확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임모씨(54·청주시 상당구)는 "괴산호 둘레에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져 산막이 옛길을 자주 찾았지만, 관광객이 들어나면서 일부 음식점 가격이 점차 오르는 모습에 지금은 가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 관계자는 "전문가와 주민의 다양한 의견을 담아 관광개발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변화하는 관광 트랜드에 발 빠르게 대처해 지속 가능 관광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산막이 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됐던 총 길이 10리의 옛길이다.

흔적처럼 남아있는 옛길에 덧그림을 그리듯 그대로 복원된 산책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