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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서 신종 '갭투자형 사기'

기사승인 2019.10.17  17: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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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9월 법인 전세아파트 25채 담보 약 50억 대출
직원용 '사택' 대상… 전입신고 않는 맹점 이용
금융기관에 세입자 없다고 속여 받은 후 잠적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법과 관행의 허점을 이용해 법인 전세 주택(아파트)만을 사들여 대출받은 후 잠적하는 신종 '갭투자형 사기' 사건이 충북 청주에서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지역 금융기관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과 9월 두달새 아파트 약 25채를 담보로 50억원 가량의 대출을 받고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기 일당이 쓴 수법은 '갭투자형'으로 주로 법인(회사·기관)이 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사택' 아파트를 대상으로 했다.

주로 전세 형태인 아파트는 치솟은 전세가격으로 매매가와 차이가 크지 않아 목돈을 들이지 않고도 구입이 가능하다. 갭투자 방식의 매입인 것이다.

이들이 개인이 아닌 법인 전세 아파트만을 고른 이유는 현행 법과 관습의 맹점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일 경우 주민센터에 전입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으나 법인은 입주한 사원이 신고를 하면 되지만 대개의 경우 하지 않는다.

따라서 전입세대를 열람하거나, 등기부 등본을 떼 보더라도 법인이 살고 있다는 표시가 전혀 안돼 있는 것이다.

타깃은 공인중개사를 통해 정했다. 아파트 단지 상가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 법인 전세 아파트를 물색해 달라고 요청해 알아냈다.

소액으로 아파트를 매입한 이후 사기 일당은 금융기관을 찾아가 아파트 담보 대출을 신청했다.

금융기관(은행) 대출 담당자는 우선 세입자가 있는 지를 구두로 질문하지만, 사기 일당은 "전혀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

은행에서는 사기 일당에게 필요한 서류를 요구하지만 서류상 세입자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 대출 담당자가 등기부 등본을 출력하더라도 전혀 알 수가 없다.

물론 은행 담당자가 현장에 가서 확인했다면 세입자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었겠지만, 관행상 서류만 검토 후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

사기일당은 세대주를 '○○홀딩스', '○○생명', '윤○○' 등 회사명이나 개인 이름을 도용해 대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주 타깃이 된 아파트는 충북 청주시 서원구의 A·B아파트로, A아파트가 대부분 사기의 제물이 됐다.

최근 거래건을 살펴보면 한 달에 한 두건 정도였던 것이 8월에 7~8건, 9월에만 18건 등 총 25건이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담보 대출 비용을 2억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사기일당은 모두 50억원 가량을 챙긴 것으로 계산된다.

이번 사건으로 서울보증보험과 은행이 문제가 됐다. 법인은 피해자이지만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지는 않는다. 보증보험에 가입이 돼 있어서다.

은행은 대출 비용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고, 서울보증보험은 전세자인 법인에 전세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구상 청구가 어렵게 된다.

사기 일당은 소위 대포통장을 통해 대출금을 받은 뒤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기 사건 발생으로 은행과 서울보증보험 간 배당비율 등을 두고 소송전을 벌일 수도 있게 됐다.

또 물건을 소개해 준 부동산중개업자에 대해서도 은행이나 서울보증보험에서 구상권을 발동, 소송을 진행할 우려도 있다.

사기 일당은 같은 수법으로 전국을 돌며 사기행각을 벌일 수 있어 수사기관의 신속한 수사가 이뤄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보증보험제도나 대출관행을 이용한 신종 사기 수법이라고 보여진다"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수사기관의 수사는 물론 금융기관, 보증보험 모두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정규 기자 siqjaka@naver.com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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