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이동중지명령 '축산 1번지 충남' 양돈 위협

"뚫리면 죽는다" 우려 팽배… 홍성한우축제 취소

[충청일보 내포·홍성=박보성·조병옥기자] 경기 파주·연천에 이어 한강 이남 지역인 김포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되고 24일 낮 12시부터 48시간 전국에 돼지 일시이동중지명령이 내려지는 등 전국 최대 규모의 충남 양돈산업이 위협받고 있다.

양돈농장이 밀집해 있는 만큼 충남도는 '뚫리면 전멸'이라는 각오로 전시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하고 있다.

자칫하면 도내 양돈기반이 붕괴할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충남도는 24일 논산의 밀집 양돈 단지 2곳에 운영 중인 이동통제초소를 보령·홍성·천안까지 4개 시·군 8곳으로 확대 설치했다.

도내에는 전체 1227개 농가가 240만 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어 돼지 사육 두수로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다.

도는 돼지밀집 사육단지 진입로의 외부인 출입을 통제함으로써 바이러스 유입 요인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날부터 일주일 동안 충남지역 돼지와 분뇨를 경기도와 인천, 강원 지역으로 반출하는 것이 금지되며, 반입 금지 조치도 다음 달 15일까지로 연장됐다.

도는 점검반을 꾸려 돼지와 분뇨 반출·반입 금지 이행과 경기, 인천, 강원 지역을 대상으로 내려진 돼지 일시 이동중지명령의 이행 여부를 확인한다.

김포 ASF 발생 농장을 차량이 직접 방문한 도내 역학 농가 5곳에 대해서는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다.

경기지역 ASF 발생 농장이 이용한 도축장을 도내 농가 차량이 방문한 간접 역학 농가 197곳 중 발생 농장을 방문한 지 21일이 지나지 않은 185곳에 대해서는 이동제한 조치가 유지되고 있다.

도는 양돈 농가가 없는 계룡을 제외한 도내 14개 시·군 20곳에서 거점소독시설을 운영 중이며, 공동 방제단과 시·군 보유 소독 차량 123대를 활용해 전체 돼지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일제소독을 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단위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홍성군은 광천가축시장에서 운영 중인 거점소독시설을 살아있는 가축 전용으로 전환해 강도 높은 소독을 벌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열 예정이었던 '1회 홍성한우축제'도 취소했다.

홍성군은 전국에서 축산인과 관광객 등 5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백제시대 '우견현', 통일신라시대 '목우현' 등 소와 관련한 지명을 갖고 있는 홍성의 한우 산업을 전국에 알린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차단 방역을 위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김석환 군수는 "홍성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돼지 사육 두수를 자랑하고 있는 만큼 홍성이 뚫린다면 양돈 업계에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24시간 운영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대책본부를 통해 차단 방역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이날 행정부지사 주재로 시·군 부단체장 특별점검 영상회의를 열고 전시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당부했다.

김용찬 행정부지사는 "경기 파주와 연천에서 ASF가 발생한 이후 6일 만에 한강 이남 지역까지 확산했다"며 "앞으로 2∼3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전 행정력을 동원해 고강도 차단 방역을 해 달라"고 말했다.


김포 농장 방문 사료차량, 충북 음성·진천 경유
확진 판정 없으나 사람·車 의한 확산 원천 차단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지난 23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김포의 돼지농장을 방문했던 차량이 충북도내 농가 2곳을 경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도는 이들 농가에 이동제한 조처를 내리는 등 최고 수준의 차단 방역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ASF를 의심할 만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24일 도에 따르면 ASF가 발생한 김포 농장과 차량 등 간접 역학관계에 있는 도내 농가는 2곳이다.

지난 15일 김포 돼지농장을 방문한 사료 차량이 19일 음성, 21일 진천의 돼지농장을 각각 방문했다.

도는 방문일로부터 21일 동안 이동제한 조치를 했다. 음성 농가는 다음 달 10일까지, 진천은 같은 달 12일까지다.

도 관계자는 "전화 예찰 등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며 "2곳 모두 ASF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ASF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자장리 양돈농가와 관련이 있는 충북 지역 농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ASF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차단 방역을 더욱 강화했다.

우선 24일 정오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관련 종사자, 출입 차량을 대상으로 일시 이동중지를 발령했다.

이 기간에 양돈농가와 축산관계 시설에 대한 일제소독을 추가로 연장해 시행한다.

도는 중점관리지역 6개 시군(경기 파주, 연천, 포천, 동두천, 김포, 강원 철원)과 강화도 등 임진강 수계에 있는 시·군에 대해 도내 도축장으로 돼지뿐 아니라 소 반입도 금지했다.

도내 사료공장에서 ASF 발생지역과 중점관리 시군 내 사료 배송도 금지했다.

축산 관계자의 ASF 발생지역 출입을 막아 사람·차량에 의한 확산 위험을 원천 차단할 방침이다.

현재 도내에는 17개 거점소독소가 운영 중이며 114개 통제초소가 설치됐다. 도는 농가 간 차량 이동 등을 감시할 통제초소를 138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남은 음식을 비료로 사용하거나 밀집사육 농가 등 63개 취약 농가에 대한 정밀 검사도 진행 중이다. 다음 달 4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태풍 타파로 소독약 등이 쓸려갔을 것으로 보고 생석회를 추가 살포하기로 했다. 지난 19일 67t에 이어 23일 67t의 생석회를 농가에 지원했다. 멧돼지 기피제 1.5t도 추가 공급했다.

도는 소규모 양돈농가의 도태 사업을 추진한다. 도내 도축장 10곳은 오는 27일까지 특별 방역 점검을 한다.

충북에선 농가 338곳이 62만8000만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