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조 후보자 관련 의혹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연이은 의혹 제기를 '정쟁용 흠집 내기'로 규정하며 엄호 태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은 조 후보자의 딸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면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언론이나 인터넷 등에서도 이 이슈가 뜨겁다.

 조 후보자에 대한 여러 의혹이 나왔지만 대중의 관심을 많이 끄는 것은 딸 조 모씨의 논문 제1저자 등재다. 조씨는 한영외고 유학반 재학 중이던 2008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가량 인턴을 했다. 같은 해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 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6~7페이지 분량 영어 논문에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전문 의학 논문에 고교생이 다른 의대 교수나 대학원생들을 제치고 1저자로 등재됐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가졌다. 특히 이것이 조씨의 고려대 수시전형 합격에 기여했다는 의혹으로 이어져 사안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조 후보자 논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계층은 대학가를 비롯한 젊은이들이다. 조 후보자가 교수로 재직한 서울대와 조씨가 졸업한 고려대, 조씨가 다니고 있는 의학전문대학원 등은 물론이고 대학생, 대학원생, 사회 초년생 등 젊은 층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지난 23일 오후 교내에서 각각 촛불집회를 열고 조 후보자와 그의 딸 관련 각종 의혹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었다. 부산대도 오는 28일 오후 학내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조 후보자는 25일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한다"며 "당시 존재했던 법과 제도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 제도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말았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조 후보자가 '송구하다'는 표현을 쓰며 명시적으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가족 모두가 더 조심스럽게 처신했어야 했다", "아이의 아버지로서 더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다"는 표현을 써 유감을 표했다. 조 후보자는 여론이 날로 악화하자 지난 23일 배우자·자녀가 투자한 사모펀드 10억5000만원 전액과 가족이 운영해온 학교법인 웅동학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딸 문제에 대한 사과는 빠져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날 다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는 이날 자녀 문제에 대해 사과한 뒤 인사청문회를 거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 그는 "개인 조국은 국민들의 눈높이에 부족한 점이 많다"며 "그러나 심기일전해 문재인 정부의 개혁 임무 완수를 위해 어떤 노력이든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가 이번 논란과 관련, 정면 돌파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 임무 완수에 앞서 조국(祖國)을 먼져 생각해 보길 바란다. 조 후보자가 딸의 특혜 의혹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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