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탄-불매운동 비난 경쟁에
3·1운동 충북범도민위 결단
"추한 다툼으로 비칠까 걱정
반대파 단체도 철거해달라"

▲ '3·1운동 100주년 범도민위원회' 회원들이 12일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일본규탄과 불매운동 관련 현수막을 철거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일본규탄과 불매운동이 찬반으로 상충되면서 찬성 측에서 관련 현수막을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달부터 충북도청 서문앞 대로변에 일본을 규탄하는 현수막 30여 장을 내건 '3·1운동 100주년 범도민위원회'는 12일 "우리 스스로 우리가 게시한 일본규탄 불매운동 현수막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범도민위는 이날 도청 서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기분을 불쾌하게 하고, 대립의 추태로 비춰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범도민위가 일본규탄 현수막을 자진철거하게 된 것은 최근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이라는 단체가 같은 장소에 일본규탄과 불매운동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걸면서 진보와 보수, 좌우 진영의 싸움으로 비쳐져서다.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은 노란색 현수막을 통해 '일본규탄 운동은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것', '경제 폭망, 안보 폭망' 등을 주장했다. 

범도민위는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 측에)일본규탄과 불매운동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훼손하며 서로 싸우고 대결하는 추태로 비춰지지 않도록 상호 자제하고 존중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일 것을 촉구했지만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 그렇지 않다'며 회피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일본 불매운동과 8·15광복절 아베 일본경제보복 침략 규탄대회를 손상시켜서는 안 되겠다는 애국충정으로 결단(현수막 자진 철거)을 내렸다"며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도 자진해서 현수막을 철수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도민실천 제안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 △역사 반성할 때까지 일본 규탄 △도쿄 올림픽 거부 △생활 속 일제 잔재 청산 등을 제시했다.

범도민위는 "우리 국민의 일본규탄과 불매운동은 단순한 일본 반대가 아니라, 시민운동을 통해 일본을 정상국가로 돌아오게 하려는 따끔한 채찍질"이라며 "한국무시에 대한 국민자존심운동, 한국의 평화와 번영을 훼방하려는 불순한 행동을 제재하기 위한 평화운동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 15일 청주 성안길에서 8·15 광복절 일본아베정권규탄 도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 중 청주 상당구청은 두 단체의 현수막을 모두 철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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