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충북유통, 본점·직영점서
사케·맥주·잡화 등 매대서 빼
관광객 줄면서 여행업계 타격

 

[충청일보 진재석 기자] 전국적으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충북지역에서도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불매운동 초기 취재 당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모른다"거나 "불매운동에 관해 들어본 적 없다"는 소비자들이 크게 감소했다. 

22일 오전 11시 30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 위치한 농협충북유통 본점에선 "저희 마트는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팻말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기린, 아사히, 삿포로 등 일본 수입맥주가 진열됐던 행사 매대에는 해당 제품 대신 국내 음료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전통주 구역에 있었던 '사케' 역시 찾을 수 없었고, 향신료 구역에는 텅 빈 매대와 함께 가격표시란에 'BOYCOTT JAPAN'과 같은 문구만 있었다.

농협충북유통은 본점을 비롯한 분평점, 산남점, 율량점, 용정점 등 직영점과 함께 당분간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다.

농협충북유통 관계자는 "국내 매출 규모 5위 안에 드는 농협하나로마트 창동점과 함께 충북에서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하게 됐다"며 "기존에 판매했던 맥주와 향신료, 잡화 등 일본 제품은 모두 매대에서 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 수입맥주의 경우에는 찾는 소비자도 많고 매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지만 이는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불매운동이 확산하자 일본을 찾는 관광객들도 줄어들고 있다. 이에 여행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일본 여행을 간다고 하면 주변에서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며 "외부 시각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공무원 인센티브 여행이나 학교 주관 단체여행은 환불 수수료를 물더라도 취소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주의 경우 수수료를 내고 취소하는 경우는 아직까지 적지만 서울의 경우 하루에 250여건이 넘고 비슷한 가격일 경우 다른 나라로 예약을 변경하는 문의도 많다"고 설명했다.

여행업계의 타격은 항공업계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항공업계는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항공사 이용객도 줄었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스타 항공에 따르면 지난 6월 청주~삿포로 항공기 탑승률은 80%를 기록했다.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탑승률은 75%로, 약 5%p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22일부터 오는 31일까지의 항공기 예약률이 현재 83%인 점을 고려하면 탑승객이 줄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어렵다.

또 청주~오사카를 운행하는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 달 탑승률이 약 85%로, 7월 1~21일과 비교했을 때 10%p 가량 하락했다.

이 역시 소폭 감소했지만, 불매운동 영향이라고 단정 짓기엔 섣부르다고 제주항공 관계자는 풀이했다. 제주공항관계자는 "지난 달과 비교했을 때 탑승률이 감소한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7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휴가철 및 성수기가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불매운동의 영향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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