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충청출신 최초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올라 충청권 스포츠 현안 해결의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지난 달 26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의 스위스테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OC 134차 총회에서 유효 투표 62표 중 과반인 32표를 훨씬 넘는 57표의 찬성표를 받아 IOC 신규위원이 됐다.
반대표는 5표에 불과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를 대변하는 IOC 위원은 유승민 선수위원과 이기흥 신규위원 두 명으로 늘었다.

중국이 3명의 IOC 위원을 보유했고, 일본 IOC 위원은 국제체조연맹(FIG) 회장인 와타나베 모리나리 한 명뿐이다.

이기흥 회장은 역대 11번째 한국인 IOC 위원이다.

지난 2004년 대한카누연맹 회장을 맡아 체육계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이 회장은 2010년 대한수영연맹회장을 거쳐 2016년 선거로 통합 대한체육회 초대 회장에 당선됐다.

그는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 종합대회에서 한국 체육을 대표하는 얼굴로 국제무대를 누볐다.

또 남북 해빙 무드를 맞아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인 김일국 체육상과 여러 차례 만나 남북 체육 교류와 증진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 회장은 2017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IOC 신규 회원 후보로 자신을 '셀프 추천'했다가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지만, IOC의 서류 검증을 통과한 뒤 윤리위원회, 추천위원회, 집행위원회 등 까다로운 IOC 신규위원 후보 관문을 차례로 넘어 마침내 IOC 위원의 영광을 안았다.

IOC 위원의 정년은 70세다. 이 회장은 지난 17일 충청일보와 인터뷰에서 충청권 스포츠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충청권 4개 시도의 2030년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 추진과 관련해 "환영한다"며 충청권이 준비 중인 정부와의 관련 절차가 올해 마무리되면 내년에 아시안게임 유치단을 만들어 활동하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이미 구축된 충청권 4개 시도의 교통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존 시설을 활용, 비용을 최소화하는 경제적 대회를 준비한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추진 내용을 잘 알고 있음을 밝혔다.

이 회장은 오는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충북 충주일원에서 열리는 '2019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의 준비를 위해서도 활동한 사례를 설명했다.

이번 대회 고문을 맡고 있는 그는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북한 선수단의 참가 가능성에 대해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IOC총회에서 북한 김일국 체육상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는 등 여러 차례 충분히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진천군이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일대에 60만㎡ 규모로 추진 중인 스포츠 테마타운 조성 사업에 대해서는 "선수촌 입소 선수들의 안정적인 훈련분위기 조성을 위해 주변 환경이 난개발되면 안된다"며 "계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외에도 향후 진천선수촌 일대의 추가 개발에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충남 논산출신으로 불교계 고교인 대전 보문고를 나온 그는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장으로도 활동하며, 재적사찰(주로 다니는 절)인 괴산 공림사를 매월 한차례 방문할 정도로 충북과의 인연도 깊다.

이 회장을 중심으로 충청권이 똘똘 뭉쳐 스포츠 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