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교육공무직 노조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 총파업이 사흘로 끝나면서 '급식 대란' 장기화에 대한 우려는 일단락 됐다.

연대회의는 지난 5일 사흘 동안의 총파업을 끝내고 월요일인 8일부터 학교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성실한 교섭으로 처우와 임금체계 개선에 노력하겠다는 교육당국의 약속을 믿어보려 한다"면서 "파업을 중단하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 학교현장으로 돌아간다"고 파업종 료를 알렸다.

이들은 교육당국에 9∼10일 진행될 교섭에 공정임금제 실시 대책을 마련해 올 것을 촉구했다.

연대회의는 기본급 6.24% 인상, 근속급·복리후생비 등에서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 임금 수준을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8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공정임금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지난 3~5일 파업에 나섰다.

교육당국은 지난 5일 파업 참가 규모를 파악한 결과, 전체 학교의 14.1% 수준인 1474곳에서 급식을 중단(대체급식 1371곳, 단축수업 103곳)한 것으로 집계했다.

당국은 3~5일 사흘 동안 연인원 5만2000여 명이 참여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 중 '최대 규모·최장 기간'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동안 이들의 파업으로 일선 학교에서는 대체급식이나 단축수업 등을 진행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당초 파업 연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부 학부모를 중심으로 '급식 대란'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일단락된 분위기다.

다만 다음 주에 있을 교섭에서 뚜렷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다면 추가 파업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의 단체행동이 적법한 절차를 따랐더라도 총파업으로 인한 급식 파행 등 학생 피해로 이어져 그 당위성에 근본적인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실제 이번 파업을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반응은 '학생 볼모'와 '노동 개선'으로 엇갈렸다.

일부 학부모는 학교에서 빵이나 우유 등 대체급식이 제공되고 돌봄교실이 취소되면서 학생을 볼모로 파업을 진행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학부모 A씨는 "비정규직 파업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애들을 볼모로 잡고 파업을 했다는 게 진짜 화가 나요, 이해를 하고 더 해주면 좋겠는데 그것도 부족하다고 파업까지 하니깐 보기 좀 안좋아요"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반면 불편을 감수하고 총파업을 지지하겠다는 입장도 있다.

B씨는 "근로여건이 좋아지면 음식도 그렇고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해주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급식하시는 분들도 저희 아이들을 위해서 일을 하시는 분들이라서 이 고통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라며 지지를 보냈다.

일단 사태는 일단락 됐지만 이번 파업으로 급식과 돌봄교실 등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아이들과 가정에 바로 영향을 미쳤다.

교육 당국이 대체 급식 등으로 불편 최소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시급히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파업에 나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교육당국이 지혜를 모아 현 시점에서 도출할 수 있는 접점을 조속히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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