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도교육청서 "즉각 중단" 집회
김 교육감 "어쩔 수 없는 문제"

▲ 충북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청주 가경초등학교 이전 재배치계획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20일 도교육청 앞에서 재배치 즉각 철회를 주장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충북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청주 가경초등학교 이전 재배치계획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특히 100명 이상의 학부모가 동참해 '가경초 지키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이전 재배치를 반드시 막아내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20일 오전 도교육청 앞에서 이 같은 뜻을 분명히 밝히는 집회를 열고 '교육이 아닌 돈의 논리인 가경초 통폐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오후 가경초에서 열린 '가경초 지키기 비상대책위원회' 창립총회에서는 영문도 모른 채 교육 당국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이전 재배치 계획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비대위 추진위원장은 "교육청은 서현2지구 학교 신설로 인한 지역분열 행위를 중단하고 철회하라"며 "교육청의 일방적인 행정과 미흡한 준비, 불성실한 태도, 잘못된 논리가 학교를 지키려는 의지를 더 크게 만들었다"라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교육행정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교육 당국은 학부모의 분열까지도 방관하고 있다"며 "더욱이 학생들에게 학교가 없어진다는 불안감을 심어준 교육청의 행정이 과연 학교의 주인인 아이들에게 향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충북도의회 이상식 대변인도 "학교 이전은 학생과 학부모, 학교와 함께한 지역민의 여론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본다"라며 "교육 당국은 학교 이전 절실히 필요하다면 구성원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인정받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 학교 학부모들은 도교육청 홈페이지 '충북교육 청원광장'에도 가경초 이전·재배치 계획 철회와 관련해 잇따라 반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13일 가장 먼저 게시된 '가경초등학교 이전·재배치 계획을 철회해 주세요'는 이미 교육감의 답변 기준인 공감 500명을 넘어섰다. 
이전 재배치 반대 학부모들의 공통된 의견은 재배치 계획이 교육 당국의 일방적 행정이라는데 방점이 찍혀있다.
재배치 계획이 사실상 가경초의 통폐합을 의미하는 데다 불과 석 달 만에 학교의 통폐합과 재배치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 신설학교 반경 2㎞ 내의 9개 학교 중 현재 학생 수가 가장 적다는 이유로 통폐합 대상 학교에 선정되어서다.
지난 4일 통폐합 대상학교인 가경초에서 열린 학교재배치 학부모 설명회에서도 이 같은 이유로 곳곳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학부모들이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출했었다.
반경 2㎞는 신설학교 설립 기준일 뿐, 현재 이전·재배치 개념과 검토 방법 등에 비추어 볼 때 일방적인 처사라는 것이 학부모들의 반대 이유다. 

청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이달 예정인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에서 60% 이상이 찬성하면 2023년 3월에 (가칭)서현2초를 신설하고, 가경초의 학생재배치가 이뤄진다.
현재 가경초 1·2학년과 이후 입학생들이 재배치 대상이며, 인근 서현지구에 들어서는 (가칭)서현2초는 1200여 명의 학생을 수용하게 된다.

김병우 교육감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가경초 이전 재배치에 대해 "누가 교육감이 되더라도 어쩔 수 없는 문제"라며 "해당 학교 구성원들은 '우리 학교를 왜 건드리느냐'라고 하는데 객관적 조건으로 그래도 가장 문제가 적고 보완책 찾기도 괜찮다고 해서 구성원에게 물어보는 것"이라며 강행할 것을 시사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