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진재석기자]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구속)의 의붓아들이 지난 3월 의문사한 사건과 관련 충북경찰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충북 청주 상당경찰서는 이달 초 고씨가 사는 상당구 자택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휴대전화, 컴퓨터 등을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을 하는 등 분석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디지털 포렌식은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에 저장된 자료를 분석해 법정에 제출할 증거를 확보하는 과학수사기법이다.

경찰은 고씨와 2017년 재혼한 남편 A씨(38)의 통화 기록, SNS 대화, 병원 처방 내용 등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3월 B군(4)이 숨졌을 당시 경찰에서 "자고 일어나보니 아들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당일 오전 10시쯤 소방당국이 출동했을 때 B군은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B군은 고씨와 재혼한 A씨가 전처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이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에서 B군의 사망과 관련 있는 내용이 있는지 프로파일러와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분석중이다.

경찰은 지난달 B군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B군의 몸에서 외상이나 장기 손상은 없었으며, 약물이나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당시 집에는 고씨 부부만 있었다. 

고씨도 당시 경찰 조사에서 "아들과 다른 방에서 잤으며 왜 숨졌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석달간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조만간 고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상당경찰서는 제주지검과 출장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B군이 살해당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다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씨는 지난달 25일 전 남편 강모씨(36)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주지방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지난 4일 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