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청주교육지원청
학교재배치 설명회 열었지만
곳곳서 고성으로 항의 쏟아져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속보=충북 청주 가경초등학교 통폐합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6월 4일자 4면>

불과 석 달 만에 학교의 통폐합과 재배치 계획을 세운 데다 인근 9개 학교 중 현재 학생 수가 가장 적다는 이유로 통폐합 대상 학교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법적 기준에도 나와 있지 않은 신설학교 기준 반경 2㎞ 내에서 대상 학교를 선정하면서 포함되는 특정 학교는 아예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확인됐다.

충북도교육청과 청주교육지원청은 지난 4일 늦은 오후 통폐합 대상 학교인 청주 가경초에서 학교 재배치 학부모 설명회를 열었으나 이 같은 이유로 곳곳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학부모들의 명확한 반대 의사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설명에 나선 교육청 담당자는 개발을 추진하는 인근 서현지구의 초등학생 약 1200명을 수용할 (가칭)서현2초등학교 신설과 이에 따른 가경초의 재배치 계획을 설명했다.

구본학 청주교육장도 직접 나서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 속에 인근에서 신도심으로 수평 이동하는 상황에서 한정된 교육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부득이한 학교 재배치의 불가피성을 이해해 달라"며 "향후 6년 간 학생 수 이동 추이를 관찰한 중기배치계획에 따르면 인근 학교 중 가경초의 학생 수가 현재 281명에서 223명까지 감소해 학생 재배치를 검토하게 됐다"고 학부모들의 이해를 구했다.

청주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예정인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에서 60% 이상이 찬성하면 2023년 3월 (가칭)서현2초가 신설되고 가경초 학생들이 재배치된다.

현재 가경초 1·2학년과 이후 입학생들이 재배치 대상인 셈이다.

하지만 설명이 끝나자마자 참석한 학부모 200여 명이 곳곳에서 항의성 질문을 쏟아냈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 교육의 질을 생각한다면 육아 환경을 단순히 수치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며 "현재 터를 잡아 살고 있는 부분도 충분히 존중 받고 지켜져야 된다"고 재배치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다른 학부모도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논의하자면서 가경초 학생들보다는 신도심 학교 신설을 우선시하는 느낌이 든다"며 "이미 계획을 세워놓은 상황에서 우리는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대책을 요구했다.

다른 1학년 학부모도 "2023년 폐교 예정인 학교에 아무 설명도 없이 왜 아이들을 입학하게 했느냐"며 "아이를 위해 작은 학교인 이 학교가 마음에 들어 이사한 뒤 아이를 입학시켰는데 입학한지 불과 석 달 만에 재배치 대상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가경초에서 440m 거리인 복대초도 (가칭)서현2초 기준 2㎞ 이내인데 왜 대상에서 빠졌느냐"며 "학교가 없어지면 젊은 학부모가 다른 곳으로 이동해 동네 상권도 영향을 받아 지역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재배치 계획이 없는 학교 신설은 교육부 중앙투자 심사에서 어려움이 따른다.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이해를 바란다"며 "이후에도 신설 학교는 인근 학교의 재배치를 검토해야 해 가장 작은 학교가 또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대초는 통학 거리가 멀어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라며 "설문조사에서 60% 이상 찬성 동의하면 내년부터 3년 간 해마다 지원금 2억원과 교육부 인센티브 60억원을 아이들 교육 여건과 질 개선에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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