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서 시내버스 타이어가 터지는 사고가 유난히 잦다.

18일 청주시에 따르면 지역에서는 총 392대의 시내버스가 운행 중이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청주에서 시내버스 타이어 파열로 크고 작은 인명피해가 발생해 언론에 보도된 사고만 6건이다.

한 버스업체 관계자는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매년 서너건의 타이어 펑크가 나는 실정"이라고 귀띔했다.

청주에서 타이어 파열 사고가 잦은 이유는 노후 버스가 많고 재생 타이어 사용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 13일 청주시청 앞에서 정차 중이던 시내버스의 왼쪽 뒷바퀴가 터졌다.

사고 충격으로 버스 바닥 일부가 파손되고, 유리창 등이 깨지면서 버스에 타고 있던 여고생 1명이 다리를 심하게 다치는 등 승객 17명이 중·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사고가 난 버스는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로 뒷바퀴에 재생 타이어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의 뒷바퀴는 대부분 재생 타이어다.

2014년 기준 조사 자료를 보면 시내버스 420대 중 단 3대를 제외한 모든 버스가 재생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었다.

청주시 관계자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버스 뒷바퀴에 재생 타이어를 쓰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현재도 95% 이상이 이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재생 타이어는 폐타이어 트레드(노면에 닿는 부분)에 고무를 덧댄 제품으로 가격이 정품의 절반 수준이다.

이런 까닭에 버스업체들은 경비 절감 등을 이유로 뒷바퀴에 재생 타이어를 흔히 쓴다.

성훈모 한국교통안전공단 청주검사소장은 "재생 타이어는 새 타이어에 비교해 내부 압력을 견디거나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약하다"며 "고온 내구성도 새 제품의 60∼70% 수준"이라고 말했다.

부산, 대전, 광주, 대구 등 적지 않은 지자체에서는 승객 안전을 고려해 재생 타이어를 아예 쓰지 않거나 제한적으로만 허용하고 있다.

이들 도시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 타이어가 터졌다는 소식을 접하기 힘든 이유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2015년부터는 재생 타이어를 쓰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지난해 버스업체에 4억3천여만원을 지원해 시내버스 1천500여대 뒷바퀴에 사용 중인 재생 타이어를 모두 정품으로 교체했다.

노후한 CNG 버스와 관리 부실도 타이어 파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름철에는 통상 도심에서 버스가 급발진과 급제동을 거듭하면서 브레이크가 과열된다.

이 계절에는 버스 하부 바퀴 부분의 온도가 350∼600도까지 상승하기 때문이다.

노후 버스는 브레이크 마모가 심해 과열이 쉽게 되고 하부 구조상 냉각이 잘되지 않는다.

2017년 이후 출시된 버스에는 바퀴 부분 과열을 줄여주는 보조 브레이크(리타더)가 의무적으로 설치돼 있다.

리타더는 일반 브레이크 페달 장치와 별도로 추진축 회전을 감속시켜 제동하는 장치다.

지난 13일 사고가 난 버스는 보조 브레이크가 없는 2011년식 버스였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매년 초여름 시내버스 타이어 펑크 사고가 가장 먼저 보고되는 곳이 청주"라며 "이는 당국의 관리 부실과 운전기사의 운전습관이 낳은 인재(人災)"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노후 CNG 버스가 차량 하부 냉각에 취약한 만큼 당국과 업체가 브레이크 유격·타이어 공기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급출발과 급제동이 잦으면 바퀴 온도가 쉽게 상승하기 때문에 리타더가 장착되지 않은 버스를 운행할 때는 브레이크를 여러 차례 나눠 밟는 등 과열을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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