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앞으로 다가 온 21대 총선 - 8.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옥천·영동=충청일보 이능희기자] '2809㎢'

충북 동남 4군(보은·옥천·영동·괴산)의 땅 넓이다. 충북도 전체 면적의 3분의 1에 달하는 공룡선거구다. 승용차를 타고 영동군 용화면에서 괴산군 감물면까지 이동시간만 2시간 30분이 걸릴 정도다. 선거구 주민과 만나 인사를 나누기는 커녕 지역구 이동도 버거운 상황이라 얼굴 알리기도 어렵다.

이렇다 보니 짧은 기간 내 지역 민심을 제대로 파고들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더구나 상대가 재선의원이라면 도전장을 내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선거구 환경이 기존 정치무대에 등장하지 않았던 '정치 신인'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

21대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동남 4군 선거구는 예상외로 잠잠한 분위기다.

자유한국당 박덕흠 의원의 대항마로 선뜻 나서는 인물이 없어 내년 선거는 '싱거운 게임'이 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한 전 지역위원장이 3·1절 특별사면을 받아 피선거권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불발되면서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역구 사정과 무관치 않다.

3대 충북도의원(1960년)을 시작으로 9·10·12·17·18대까지 무려 5선의 경력을 갖고 있는 아버지 이용희 전 국회의원의 바통을 이어받아 두 차례 총선을 치른 이 전 위원장이 지역구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이 전 위원장의 뒤를 이은 김택현 위원장이 지난 10일 충북도당에 사퇴서를 제출해 지역위원장 공백 사태에 놓였다.

민주당은 하루빨리 후보자를 영입해 조직정비를 서둘러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지역위원장 공모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다.

동남 4군 지역구의 실질적인 오너인 이 전 위원장과의 미묘한 역학관계가 상존해 최종 적임자 선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성낙현 충북지역자활센터협회장이 민주당 복당 신청과 함께 지역위원장 도전을 선언했다.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의지도 밝혔다. 성 회장은 보은 갈평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탈당했다. 복당 절차가 워낙 까다로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박 의원의 3선 성공이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재선의 현역 국회의원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박 의원은 타고난 친화력으로 민심을 꼼꼼히 챙기기 위해 지역구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박 의원은 동남 4군이 추진하고 있는 굵직한 현안사업 추진에 일조하면서 동남 4군 발전에 크게 견인해 왔다는 평가를 받으며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바른미래당 등 다른 정당에서는 현재까지 거론되는 인물은 없는 상황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민주당이 얼마나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보낼 수 있는가에 따라 금배지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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