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원주 연결선 공사비 빠져
목포∼강릉 3시간 30분 불가능
제천 봉양역 경유 그나마 다행
이 지사, 예산 5천억 추가 요청

▲ 지난 15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충북도·더불어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도정 발전에 힘을 모으기로 다짐하고 있다. 앞줄 왼쪽 네 번째부터 오제세·변재일 의원, 이해찬 대표, 이시종 지사, 장선배 도의장, 이후삼 의원.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인 충북선철도 고속화가 정부안대로 추진되면 '저속철'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청주 오송 연결선과 강원도 원주 연결선 공사비가 총 사업비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지난 15일 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정부가 정한 충북선철도 고속화사업계획을 공개했다. 이대로 공사가 이뤄진다면 5시간 30분 걸리는 목포∼강릉 운행 시간을 3시간 30분으로 단축하겠다는 충북도의 구상은 실현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정부가 정한 사업비는 청주공항∼제천 원박(78㎞) 철도 고속화 1조1770억여원, 원박∼제천 봉양 경유선 7㎞ 2747억여원이다. 총 1조4518억원이다. 정부의 숫자 표기 특성상 공사비가 반올림된 1조5000억원으로 표기됐다는 게 충북도의 설명이다.

도가 당초 정부에 제출한 오송 연결선(7.5㎞) 1938억원과 원주 연결선(9㎞) 1696억원의 공사비는 빠졌다.

목포∼광주∼익산 고속선을 이용한 열차가 오송을 앞두고 연결선으로 갈아탄 후 충북선에 진입한다는 게 충북도의 구상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익산을 통과한 열차가 호남선 일반선으로 갈아탄 후 논산, 서대전, 신탄진, 조치원을 거쳐 오송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이렇게 되면 오송 연결선 공사가 필요 없지만 열차 운행 시간은 애초 계획보다 40여 분 늦어지게 된다.

게다가 원주 연결선 공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강릉으로 가는 승객들은 원주에서 강릉행 열차로 환승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목포∼강릉 운행 시간은 더 길어진다. 5시간 30분에서 3시간 30분으로 단축하겠다는 충북도의 계획은 불가능하다.

도 관계자는 "정부안 대로 공사가 추진된다면 충북선 고속화 철도가 저속 철도로 전락하면서 강호(강원∼충청∼호남)축의 의미도 상실된다"고 우려했다.

정부 계획에 충북도가 추진하는 봉양 경유선 공사비가 포함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충북선 고속 열차가 봉양역조차 경유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제천시민들의 우려는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이시종 지사는 이날 '민주당·충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오송·원주 연결선 공사비 총 3634억원이 정부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 지사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려면) 세부 사항이 많이 남아 있다"며 "오송·원주 연결선 사업비가 꼭 반영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 지사는 또 구불구불한 제천 삼탄∼원박 4㎞ 구간의 선로를 개량해야 고속화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며 예산 1500억원을 추가로 반영해 달라고 민주당에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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