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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불로 30년… '장인혼' 빚는다

기사승인 2019.03.13  15: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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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천 여류도예가 담월 이숙인씨
명장 '도천 천한봉' 맏제자
전통 장작가마 도자기 생산
경기도 미술교과서에 실려

   
▲ 충북 옥천에서 30년 동안 흙을 빚으며 살아온 도예 명장 이숙인씨가 자신이 빚은 자기로 차를 따르고 있다.

[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 충북 옥천에 30년 동안 흙을 빚으며 살아온 여류도예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담월(潭月) 이숙인 여사(71).

봄의 문턱을 넘어가는 요즘 옥천 군북면 소정리 낮은 산자락에 자리 잡은 '옥천요(窯)'에는 장작 패는 소리가 가득했다.

오는 5월 쯤 도자기를 구워낼 소나무 땔감을 마련하는 이 씨의 아들 최석호씨가 장작 준비에 한창이었다. 

그 옆 작업장에는 변함없이 이씨가 반죽한 흙을 물레에 놓고 성형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씨는 경북도 무형문화재 도천 천한봉 선생의 맏제자다. 

많은 제자 중에 세월이 흘러보니 어느덧 맏이가 됐다. 

20대 후반 우연히 천 선생의 찻사발 하나를 선물로 받은 이씨는 곧바로 도예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씨가 처음 도예가로 자리 잡은 곳은 대전 유성구 원내동이었다. 그곳에서 10년 정도 도자기를 빚어 온 그는 맑은 금강이 흐르는 옥천으로 터를 옮겨 옛것 그대로의 방식대로 자기를 굽고 있다.

흙은 경남 산청과 충남 태안 등지에서 공수해 톳물을 받는다.

물에 잘게 빻은 흙을 넣고 저어주면 아래로 가라앉는 것이 진흙이고, 그 위에 있는 흙탕물이 '톳물'이다.  

이 톳물을 수없이 반복해서 체로 받쳐 내면 알갱이가 고르고 철분이 들어 있지 않은 고운 입자가 모인다. 이것이 도자기의 원료다.

다음으로 반죽한 흙을 물레에 놓고 성형하는 것부터 초벌구이, 문양 넣기, 유약 바르기, 재벌구이까지 그의 손은 전통 그대로의 방식대로 움직인다.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작업은 전통 장작가마를 이용해 자기를 굽는 일이다.

이씨는 "화력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가스나 전기 가마와 달리 장작 가마는 온도, 바람 등 외부 조건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지각색의 도자기들이 탄생한다"며 "이런 방식의 전통 가마는 인근 보은, 영동, 대전을 둘러봐도 이제는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제 그의 아들과 함께 도자기의 실용화에 애쓰고 있다. 

전시장 속에 갇혀 감상용에만 머무르는 예술작품에서 벗어나 차, 음식 등을 담아 손님을 맞이하는 그릇으로 활용되는 게 도자기의 역할이라고 그는 믿는다.

오는 5월에는 올해 두 번째로 장작 가마에 불을 붙일 예정이다. 

한 번 불을 붙이면 2000점 정도의 도자기가 탄생한다. 

이씨는 "도자기를 직접 빚고 가마로 굽는 체험은 할 수 없지만, 옥천요 방문은 누구든 언제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2002년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스승인 천한봉 선생과의 사제 간 전시회를 시작으로 지난해 대전 고트빈갤러리 모자 전시회까지 19회의 작품 전시회를 열었다. 

2015년에는 경기도교육감이 인정한 중학교 2학년 미술교과서에 그의 이름과 작품 '연잎 5인 다기'가 실리기도 했다.  

이능희 기자 nhlee777@hanmail.net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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