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7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개각은 현 정부 들어 최대 폭이다.

앞선 두 차례 개각으로 문재인정부 2기 내각이 닻을 올렸지만 이번에 현 정부 초대 장관 7명을 대거 교체하면서 2기 내각 진용이 사실상 완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사로 청주출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회로 복귀하면서 충북은 장관이 한명도 없는 지역으로 전락했다.

충남도 장관을 한명도 배출하지 못한 상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이번 개각 단행으로 현 정부의 장관 출신 지역은 수도권 4명, 영남 5명(부산·울산·경남 4명, 대구·경북 1명), 호남 6명(광주·전남 3명, 전북 3명), 강원 2명, 대전 1명으로 재편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충북에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음성)과 도종환 장관(청주), 피우진 보훈처장(충주), 이금로 법무부 차관 등 4명이 발탁된 것과 대조된다.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퇴임했고, 이 차관은 지난해 6월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에 도 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교체되면서 충북출신으로는 장관급인 피 처장과 지난해 12월 발탁된 김학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청주)과 차관급인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장(충주), 지난달 28일 기용된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청주) 등 고위직은 한손으로 꼽을 정도다.

충남 역시 마찬가지다. 홍성출신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과 논산 출신 정문호 소방청장이 지난해 12월 임명된 뒤 후속 인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무 장관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충청출신 장관은 대전이 고향인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유일하다.
청와대는 이번 개각 명단을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출신지를 제외하고 출생연도와 출신 고교·대학 등 주요 학력과 경력만을 공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그 이유로 "지연 중심 문화를 탈피해야 한다는 데 우리 사회의 공감대가 있다"며 "출신지라는 게 객관적이지도 않아서 그곳에서 태어나 오랫동안 성장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출생만 하고 성장은 다른 곳에서 해온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끌지 않기 위해 이번에 고등학교 중심으로 발표했다"며 "확정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이런 원칙과 기준이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연 중심 문화를 탈피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왠지 지역출신을 안배했던 과거 인사와 비교되면서 충청권의 소외감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출신지가 객관적이지 않다며 고교 중심으로 발표했다고 하는데 이 역시 고르지 않은 실정이다.
정히 그렇다면 충남·북 고교를 졸업한 장관을 한명이라도 포함시켰어야 했다.
이번 8일 인사의 장관 7명과 차관(급) 2명 등 총 9명 중 서울지역 고교 졸업자가 무려 6명이다.
나머지는 인천, 강원, 경북 각 1명씩이다.

가뜩이나 수도권의 인구 집중화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고위직에 발탁되려면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내야 한다는 말인가.

인사는 후보자의 능력이 우선이다.
하지만 '인사가 만사'인 만큼 출신지역과 출신고교도 세심히 살펴야 탕평인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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